[인터뷰] "내 구역은 내 가족" 28년간 원주 중앙시장을 지켜온 한진택배 김인건 기사

  • 등록 2025.08.12 09: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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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결같이 28년, 원주 중앙시장을 지켜온 우리들의 영웅"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한진택배대리점협회에서 진행하는 '칭찬하고 싶은 기사님' 릴레이 인터뷰의 여덟 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된 강원지부 단구집배점의 김인건 기사님을 만났다.

 

염문희 실장은 28년간 한결같이 원주 중앙시장을 책임져 온 김 기사를 주저 없이 추천하며 "가장 힘든 중앙시장 구역에서 무거운 짐도 많고 장날이면 주차도 어려운 곳을 묵묵히 지켜온 분"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원주 중앙시장과 함께해 온 김인건 기사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친구가 권해서 시작한 일이 벌써 28년이 되었네요"

 

김인건 기사는 97년에서 98년 사이, 친구의 권유로 택배 일을 시작했다. "친구가 '한 번 해보자, 재밌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소개해줬던 친구는 1년 만에 그만두고 저는 지금까지 한진에 남아있네요"라며 웃었다. 벌써 28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는 김인건 기사에게 원주 중앙시장은 단순한 배송 구역을 넘어 삶의 일부가 되었다.

 

원주 중앙시장, 지하시장, 미로시장, 도래미시장 등 시장 안의 다양한 상점들이 그의 구역이다. 시장 상인들은 대부분 50대에서 70대 이상이다. 28년 동안 같은 구역을 다니다 보니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다니다 보면 점심을 안 먹어도 될 만큼 먹을 것을 많이 주신다"며 끈끈한 정을 자랑했다.

 

"사람 많고, 무거운 짐 많지만... '고맙습니다' 한마디에 보람을 느껴요"

 

김 기사는 매일 오전 7시까지 출근해 분류된 물건을 정리하고 오전 9시쯤 배송을 시작한다. 시장의 특성상 좌판이 깔리기 전 시장 안으로 들어가야 하기에 서두르는 편이다. 퇴근 시간은 집하 상차 후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다. 원주 터미널은 분류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비교적 여유롭게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상권의 특성상 무겁고 큰 짐,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수많은 계단이 가장 힘든 점이라고 꼽았다. 특히 2일과 7일은 원주장날이라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아 주차하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차를 한곳에 세워두고 '구르마(손수레)'로 모든 물건을 옮겨야 하는 고충도 털어놓았다.

 

하지만 힘든 순간에도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분명히 있다. "모든 배송 기사님이 똑같은 마음이겠지만, 고객이 기뻐하며 '고맙습니다'라는 한마디를 건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배송할 때 반가워하는 고객 얼굴을 보면 저도 힘이 난다"고 말했다.

 

"좋은 기사란 고객과 가족같이 지내는 사람"

 

김인건 기사는 그가 생각하는 좋은 택배 기사에 대해 '고객들과 가족같이 지내며, 내 물건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28년 동안 그가 보여준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택배 기사들의 근로 환경에 대해 아쉬운 점도 토로했다. "근무하는 원주 지역은 환경이 좋지만, 시간이 갈수록 부당한 클레임이 존재하는 것 같다"며 "오래 일한 저도 아쉬운데, 이제 막 시작한 동료들은 이런 부분이 더 힘들고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후배들을 걱정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그는 "28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노안이 왔다"며 농담 섞인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테무 송장 주소를 크게 해달라"는 그의 재치 있는 한마디에서 28년 베테랑 기사의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원주 중앙시장에 오면 '똘이 떡볶이'는 필수!

 

김인건 기사는 원주 중앙시장의 수많은 맛집 중에서도 자유상가 지하에 있는 '똘이 떡볶이'를 추천했다. "개인적으로 초딩 입맛에 분식 러버라서 제일 좋아한다"며 "떡볶이, 김밥, 오뎅 어느 것 하나 맛없는 게 없다"고 극찬했다. 원주에 놀러 온다면 꼭 중앙시장에 방문해 다양한 음식과 함께 '똘이 떡볶이'를 맛보라고 권했다.

 

끝으로 소장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언제나 EM(직원)을 먼저 생각해주시고 정말 잘해주신다"며 "우리에게 늘 맞춰주느라 지문이 없어졌을 것"이라고 덧붙여 훈훈함을 더했다.

 

배상미 기자 jiso03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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