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알리바바, ‘초강력 동맹’ 결성… 이커머스 판 흔든다

  • 등록 2025.09.19 08:5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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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 해외 역직구 확대… 알리, 국내 물류망 확보
공정위 ‘데이터 분리’ 조건부 승인… 쿠팡·네이버 ‘2강 구도’ 위협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합작법인(JV) 설립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예고했다.

 

양사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공동 지배하는 기업결합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합작은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사업 부진을 타개하고, 알리바바의 국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최종 승부수’로 평가된다.

 

G마켓, '역직구'로 날개 달고 해외로 뻗어나간다

 

이번 합작의 핵심은 G마켓의 해외 시장 진출 확대다. G마켓은 알리바바의 방대한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국내 60만 셀러가 보유한 2000만여 개 상품을 해외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1차 진출지는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 5개국이며, 이후 유럽, 남미, 미국 등 200여 개국으로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알리바바의 통관, 물류, 반품 인프라를 활용해 중소 셀러들의 해외 진출 장벽을 대폭 낮출 수 있게 됐다. G마켓 셀러들은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상품 전문관 ‘K-베뉴’에도 입점하여 K-뷰티, K-패션 등 한국의 강점 품목을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게 된다. 이를 통해 G마켓은 새로운 성장 동력인 ‘역직구’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리바바, 약점 보완하고 국내 시장 공략 박차

 

알리바바 역시 이번 합작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약점을 보완하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그동안 해외 직구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성과다.

 

G마켓이 운영하는 ‘스마일배송’ 풀필먼트 센터를 활용해 해외 직구 물량을 처리하고, 배송 기간을 3~5일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불어 알리바바의 강점인 AI 기술이 G마켓 플랫폼에 적용될 예정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AI 오픈소스 모델과 클라우드 역량을 활용해 ‘개인 쇼핑 어시스턴트’와 같은 맞춤형 추천 및 상담 기능을 도입하고, 상품 기획부터 고객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최적화할 계획이다.

 

이커머스 '3강 구도' 재편될까

 

이번 합작은 쿠팡과 네이버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빅 이벤트다. 신세계그룹은 2021년 G마켓을 인수한 후에도 이커머스 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알리바바와의 동맹을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G마켓의 실적이 합작법인으로 이관되면 이마트의 재무 부담도 완화될 전망이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에 대한 소비자 신뢰 부족이 G마켓의 기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알리의 초저가·무료배송 전략이 G마켓의 물류 및 고객 서비스와 결합하고, 역직구 사업이 활성화된다면 쿠팡, 네이버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3강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의 기업결합을 '데이터 분리' 조건부로 승인했다. 이는 해외직구 시장에서의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배상미 기자 jiso03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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