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트럼프 관세' 가격 표기 검토 후 백지화…백악관 "적대적 행위" 맹비난

  • 등록 2025.04.30 10: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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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베이조스에 직접 전화 항의…미중 무역 갈등, 기업 압박 심화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미국의 아마존이 일부 상품 가격에 관세로 인해 추가된 금액을 표기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백악관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하며 즉각 철회했다.

 

29일(현지시간), 아마존은 성명을 통해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아마존 홀(Amazon Haul)' 스토어 운영팀에서 특정 제품에 수입 비용을 표시하는 아이디어를 논의했으나, 이는 주요 아마존 사이트에는 적용될 계획이 없었으며, 어떤 플랫폼에도 실행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러한 검토 내용은 승인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펀치볼뉴스는 소식통을 인용, 아마존이 상품 가격 옆에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을 표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아마존의 이러한 움직임을 "적대적이고 정치적인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바이든 행정부 시절 40년 만에 최고 인플레이션을 기록했을 때 왜 아마존은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레빗 대변인은 이 보도 내용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했다고 밝혔으며, CNN과 NBC 방송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 관련 보도를 접한 후 격분하여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에게 직접 전화로 불만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CNN에 "물론 그는 화를 냈다"며 "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업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레빗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2021년 로이터 통신 보도를 언급하며 아마존이 중국 선전 기관과 협력한 사실을 상기시킨 뒤, 관세 표기 검토 결정이 "놀라운 일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해당 로이터 보도는 아마존의 중국 웹사이트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관련 서적의 이용자 리뷰를 검열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CNBC는 백악관의 이례적인 아마존 공개 비판이 트럼프 대통령과 베이조스 간의 새로운 갈등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은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기금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고, 베이조스 또한 취임식에 참석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개선되는 듯 보였으나, 중국산 제품 판매 비중이 높은 아마존의 사업 특성상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은 상당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아마존이 작년 11월 출시한 '아마존 홀' 스토어는 중국의 초저가 플랫폼인 테무와 쉬인을 겨냥한 것으로, 20달러 이하의 저가 상품을 주로 판매한다. 경쟁업체인 테무는 이미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응하여 지난 주말부터 상품 가격에 약 145%의 '수입 수수료'를 추가하여 판매를 시작한 바 있다.

 

이번 아마존의 관세 표기 검토 및 철회 사태는 미중 무역 갈등이 단순히 국가 간의 문제를 넘어, 글로벌 기업의 경영 전략과 소비자 가격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배상미 기자 jiso03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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