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알아서 척척"…짐 싣기까지 스스로 하는 택배 로봇 '레바' 등장

  • 등록 2025.05.11 1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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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만 한 덩치에 바퀴 달린 네 다리…최대 85kg '번쩍'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단순히 사람 손으로 실어준 택배를 옮기는 수준을 넘어, 이제 스스로 짐까지 싣는 똑똑한 택배 로봇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취리히) 연구진이 주축이 된 연구팀은 최근 고객에게 배송할 택배 상자를 스스로 동체에 싣고 옮길 수 있는 4족 보행 로봇 '레바(LEVA)'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공개된 영상 속 레바의 모습은 놀랍다. 길이 1.2m, 폭 0.75m로 1인용 소파 정도의 크기인 레바는 네 개의 다리, 각 발에는 바퀴가 달려있다. 택배 상자를 발견하면 바퀴를 이용해 다가가, 마치 상자에 올라타듯 몸체를 낮춘다. 배 부분이 상자에 완전히 밀착되자 특수 장치를 이용해 단단히 움켜쥔다.

 

상자가 동체에 안정적으로 고정되면, 레바는 다시 다리를 들어 올려 이동을 시작한다. 이 모든 과정은 동체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가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필요한 동작을 섬세하게 구현해낸 덕분이다.

 

레바의 놀라운 능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최대 85kg에 달하는 무거운 짐도 거뜬히 옮길 수 있어, 곡물이나 생수 등 고중량 택배 배송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까지 탑재해 계단이나 울퉁불퉁한 지형에서도 안정적인 이동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택배 로봇은 사람의 도움 없이 짐을 싣는 기능까지는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레바는 이 한계를 뛰어넘어 택배 상자를 스스로 적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곧 택배 노동자들의 고된 노동 강도를 줄여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레바는 택배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이러한 고성능 로봇의 등장이 장기적으로 택배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현재 시제품 단계인 레바의 성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스로 짐을 싣고 험난한 길도 거침없이 이동하는 택배 로봇 레바의 등장은, 택배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상미 기자 jiso03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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