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성비'의 그림자? 알리·테무,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빨간불'

  • 등록 2025.05.21 12: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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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초가성비', '최저가'를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최근 테무의 개인정보 무단 해외 이전 적발 및 가품·안전성 논란이 겹치면서 소비자 신뢰도 하락이 이용자 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와이즈앱·리테일이 발표한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표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앱은 쿠팡(월간 사용자수 3,339만 명)이 압도적인 1위를 지켰다. 주목할 점은 2위에 11번가(893만 명)가 오르며 알리(880만 명)와 테무(847만 명)를 제쳤다는 사실이다. 올해 1월만 해도 쿠팡-알리-테무 순이었던 이용자 수가 불과 3개월 만에 쿠팡-11번가-알리 순으로 재편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C커머스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가격 외적인 요인들이 소비자 이탈을 부추기고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파격적인 가격에 사용자들이 빠르게 늘었지만,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소비자층 확대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터진 테무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개인정보위원회는 지난 15일 테무가 국내 이용자의 이름, 주소, 통관부호 등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해외에 이전한 사실을 적발하고 13억6,9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테무는 상품 배송을 위해 중국, 싱가포르, 일본 등 다수 해외 사업자에게 개인정보 처리를 위탁하거나 보관하면서도 이러한 사실을 공개하거나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또한, 2023년 말 기준 일일 평균 290만 명의 한국 이용자가 테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음에도 관련 법에서 요구하는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지 않았고, 회원 탈퇴 절차를 7단계로 복잡하게 구현해 이용자의 권리 행사를 어렵게 한 사실도 확인됐다.

 

여기에 최근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대중의 불안감이 고조된 점도 C커머스 이용자 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개인정보 보안 문제와 더불어 꾸준히 제기되어 온 가품 및 제품 안전성 논란 역시 C커머스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C커머스의 상품성에 대한 의구심이 소비자 여론에 힘을 얻으면서, 사실상 가격 경쟁력만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했던 초기 성장 동력이 약화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C커머스의 허술한 개인정보 관리와 끊이지 않는 가품·안전성 논란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가격이라는 강력한 무기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C커머스의 국내 시장 안착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배상미 기자 jiso03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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