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공세에도 끄떡없네!" 11번가, 고객 증가세 속 적자 폭 대폭 축소

  • 등록 2025.05.29 1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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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마켓 14개월 연속 흑자…활성 고객, 쿠팡 이어 2위 재도약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중국발 초저가 이커머스(C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거센 공세 속에서도 국내 토종 이커머스 11번가가 선전하며 주목받고 있다. 공격적인 초특가 할인 행사와 배송·멤버십 서비스 개편을 통해 신규 고객을 대거 확보했으며, 강점인 오픈마켓 사업에 집중하며 손실 규모를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

 

1분기 실적 개선…오픈마켓 14개월 연속 흑자 달성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1,139억 원, 영업손실 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약 30% 감소했지만, 적자 규모는 50% 이상 줄어든 괄목할 만한 성과다. 특히 11번가의 주력 사업인 오픈마켓 부문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14개월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증명했다.

 

11번가 측은 1분기 매출 감소에 대해 경영 효율화 작업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적자가 지속되던 직매입 사업 비중을 줄이면서 매출은 감소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불필요한 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주효했음을 보여준다.

 

C커머스 공세 속 '나홀로' 활성 고객 증가세

 

최근 쿠팡의 독주와 2023년부터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알리, 테무 등 C커머스의 초저가 공세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생존 위기'를 불러왔다. 실제로 지난해 11번가를 비롯해 G마켓·옥션, 롯데온 등 주요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감소를 겪으며 C커머스에 밀리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11번가는 이러한 위기 속에서 오히려 신규 고객 확보에 성공하며 MAU 반등을 이끌어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 조사 결과, 올해 4월 11번가의 MAU는 893만 명을 기록하며 알리(880만 명)와 테무(847만 명)를 제치고 쿠팡에 이어 2위에 재도약했다.

 

불과 올해 1월 779만 명으로 C커머스에 뒤처졌던 11번가가 3개월 만에 100만 명가량의 활성 고객을 늘리며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10분 러시', '11번가플러스', '주 7일 배송'…고객 유인 전략 통했다

 

11번가는 고객 유치를 위해 다각적인 전략을 펼쳤다. '10분 러시' 초특가 타임딜, 지난해 9월 시작한 이 프로모션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10분 동안 11번가 상품기획자(MD)가 엄선한 제품을 초특가에 판매한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10분 러시'의 월평균 제품 판매량은 직전 4개월 대비 약 2배(93%) 증가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무료 멤버십 '11번가플러스' 호응: 회원에게 마트 최대 5% 포인트 적립, 매달 100여 개 뷰티 상품 최대 25% 할인 쿠폰, 학생 대상 디지털 제품 특가 등 풍성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달 7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그랜드십일절 기간 동안 총 11만 명의 신규 고객이 가입했으며, 이에 따라 11번가플러스 누적 가입자 수는 82만 명을 넘어 1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주 7일 배송 시스템' 구축: 배송 속도 강화에도 주력했다. 올해 2월부터 '슈팅배송' 서비스를 주말 당일배송 서비스로 확대하여 '주 7일 배송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이 밖에도 고객과 판매자가 참여할 수 있는 오픈형 플랫폼으로 전환한 숏폼 콘텐츠 '플레이(PLAY)'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누적 영상 재생 횟수가 4천만 회를 돌파했으며, 앱테크형 게임 이벤트 '11키티즈'는 같은 기간 누적 접속 횟수가 1억 5천만 회를 넘어서는 등 고객 참여형 콘텐츠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박현수 신임 대표, "올해 전사 EBITDA 흑자 달성 목표"

 

지난 4월 말 11번가의 새로운 수장이 된 박현수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실적 개선'을 강조하며 턴어라운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올해 수익성 개선을 가속화해 오픈마켓과 리테일(직매입) 사업을 포함한 전사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 달성으로 성공적인 턴어라운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C커머스의 파상 공세 속에서도 11번가가 보여준 실적 개선과 고객 증가세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11번가가 박현수 대표의 리더십 아래 올해 목표를 달성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상미 기자 jiso03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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