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국의 차기 정부에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항공산업이 관세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최우선 과제로 삼아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조 회장은 제81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참석차 인도 델리를 방문해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발언은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 2일(현지시간)에 나왔으며, 조 회장은 수개월간의 정권 공백이 세계 경제 불안정 속에서 기업 활동에 큰 부담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만큼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통상 협정 체결이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한항공이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에서 항공기를 대량 구매하고 있으며, 동시에 이들 항공기 제조사에 부품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어 관련 관세 부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 회장 역시 IATA 연차총회에서 관세 문제에 대해 "대한항공에도 매우 중요하다"며, "관행적으로 항공은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기업 활동에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조원태 회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대러 제재가 해제된다면 대한항공이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는 항로 운항을 가장 먼저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는 팬데믹과 전쟁으로 인해 침체되었던 국제선 운항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조원태 회장은 이번 IATA 연차총회에서 '항공업계의 유엔총회'로 불리는 IATA의 최고 정책 심의·의결 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으로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조 회장은 2019년 첫 임기 3년의 집행위 위원을 맡은 이후 2022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으며, 이번이 두 번째 연임이다.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은 세계 항공업계를 이끌어가는 IATA의 핵심 위원으로서 앞으로 전문적 식견과 경험을 토대로 전 세계 항공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IATA 집행위원회 연임은 그가 글로벌 항공산업에서 갖는 위상과 리더십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