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쿠팡의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기면서 이커머스 업계의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쿠팡이 예기치 못한 적자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경쟁사인 컬리와 G마켓은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와 과감한 비용 절감을 통해 반격의 기틀을 마련하는 모양새다.
◇ ‘로켓 성장’ 쿠팡의 굴욕… 4년 만에 최대 손실
6일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매출 85억 400만 달러(약 12조 4,597억 원)를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지속했으나 영업이익은 -2억 4,200만 달러(약 3,545억 원)로 적자 전환했다. 이는 상장 직후인 2021년 이후 4년여 만에 기록한 분기 최대 손실 규모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개인정보 사고에 따른 보상 비용과 물류 네트워크의 일시적 비효율성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그간 누적된 공격적 투자의 피로감과 운영 리스크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컬리, 네이버와 ‘한배’… 유상증자로 동맹 공고화
쿠팡의 주춤거림을 틈타 컬리는 네이버와의 ‘혈맹’을 더욱 두텁게 다졌다. 최근 컬리는 네이버를 대상으로 33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네이버는 이번 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6.2%까지 끌어올리며 컬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식화했다.
양사의 협업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9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입점한 ‘컬리N마트’는 출시 7개월 만에 거래액이 9배 이상 폭증하며 강력한 시너지를 입증했다. 컬리는 네이버의 방대한 플랫폼 인프라를 활용하고, 네이버는 컬리의 독보적인 신선식품 물류망을 확보하는 ‘윈-윈’ 전략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 G마켓, ‘탈강남’ 성수동 행… “비용 줄여 내실 기한다”
신세계그룹 계열 G마켓은 본사 이전을 통한 ‘체질 개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G마켓은 오는 10월 강남파이낸스센터(GFC)를 떠나 서울 성동구 성수동으로 사옥을 옮긴다.
이번 이전은 임대료 등 고정비를 획기적으로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강남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성수동의 임대료 차액을 마케팅과 플랫폼 기술 고도화에 재투입하겠다는 계산이다. G마켓 관계자는 “사옥 이전은 단순한 공간 이동을 넘어 일하는 방식과 브랜드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업계, ‘생존을 위한 각자도생’ 본격화
이커머스 업계는 현재를 생존을 위한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쿠팡이 압도적인 물류 장악력을 과시해왔으나, 고비용 구조와 보안 이슈라는 약점을 노출한 만큼 경쟁사들이 파고들 틈이 생겼다는 평가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변동성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각 기업이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있는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보완적인 관계를 맺은 기업 간의 연합군 형성과 과감한 체질 개선이 향후 시장 점유율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