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국내 최대 포털 기업 네이버가 글로벌 모빌리티 공룡 우버(Uber)와 손잡고 국내 1위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인수를 추진한다. 이커머스와 배달 시장을 동시에 장악하며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는 쿠팡을 저지하기 위해, 네이버가 물류·배달 생태계를 아우르는 ‘초대형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우버 80 : 네이버 20' 연합군 구성…몸값 8조원 안팎
20일 투자은행(IB) 및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우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배민의 최대주주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 측에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사가 제시한 인수가는 배민 지분 100% 기준 최대 8조 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구조는 우버가 약 80%를 확보해 경영권을 갖고, 네이버가 20% 미만의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 같은 구조는 독과점을 극도로 경계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배민 인수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인수 추진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검색'에서 '커머스'로 축 이동…배민 퀵커머스 날개 단다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이번 인수를 통해 커머스(쇼핑) 사업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물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 2,411억 원, 영업이익 5,418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성장의 일등 공신은 커머스 사업이다. 네이버는 기존 검색 중심의 사업 모델에서 인공지능(AI)을 접목한 'AI 커머스'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으나, 쿠팡의 자체 물류망인 ‘로켓배송’ 체제에 밀려 당일·신속 배송 경쟁에서는 늘 열세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2,340만 명에 달하는 배민을 품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배민이 이미 촘촘하게 구축해 놓은 전국 단위의 라이더 인프라와 즉시 배송 서비스인 'B마트'의 퀵커머스망을 곧바로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류망 직접 구축에 막대한 비용을 쏟지 않고도 쿠팡의 독주를 견제할 강력한 무기를 얻게 되는 셈이다.
‘네이버플러스 vs 와우 멤버십’ 2차 전쟁 서막
이번 인수의 핵심 시너지는 유저들을 묶어두는 ‘록인(Lock-in) 효과’의 극대화다. 쿠팡이 로켓배송 유저들에게 쿠팡이츠 무료 배달을 혜택으로 제공하며 와우 멤버십의 락인 효과를 키운 것처럼, 네이버 역시 유료 구독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배민 혜택을 얹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네이버는 컬리와 협업한 ‘컬리N마트’, 롯데마트의 ‘제타패스’, 우버의 멤버십 서비스 ‘우버 원(Uber One)’ 등을 멤버십 혜택에 연이어 추가하며 공격적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배민 무료 배달 및 할인 혜택’까지 탑재된다면 쿠팡 와우 멤버십을 흔들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메머드급 멤버십이 탄생하게 된다.
최근 쿠팡이 개인정보 이슈 등으로 인해 주춤한 틈을 타, AI 기술력과 탄탄한 자본력을 갖춘 네이버가 배달 시장까지 손을 뻗으면서 국내 이커머스 판도는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보유한 방대한 커머스 데이터와 우버의 모빌리티 기술, 그리고 배민의 배달 인프라가 결합하면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이번 인수가 성사된다면 국내 유통·배달 플랫폼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네이버와 쿠팡의 ‘2차 대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