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전통의 물류 강자 (주)한진과 국내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모빌리티가 손을 잡았다. 한진이 보유한 방대한 물류 인프라(하드웨어)에 카카오모빌리티의 AI·데이터 기술(소프트웨어)을 이식해, 이른바 '로지스틱스 4.0'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주)한진은 지난 3일 카카오모빌리티와 'AI 기반 물류 네트워크 공동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업무 제휴를 넘어, 물류 산업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미들마일(Middle-Mile) 시장을 기술로 혁신하겠다는 양사의 의지가 담겨있다.
◈ 왜 '미들마일'인가?
이번 협력의 핵심 키워드는 '미들마일(Middle-Mile)'이다. 미들마일이란 제조 공장에서 물류 센터로, 혹은 물류 거점 간에 화물을 운송하는 '중간 물류' 단계를 뜻한다.
소비자에게 배송되는 라스트마일(Last-Mile) 시장이 이미 첨단화된 것과 달리, 미들마일 시장은 여전히 전화나 수기로 배차를 관리하는 등 '디지털 불모지'로 남아 있었다. 양사는 이 비효율을 개선하면 엄청난 비용 절감과 속도 혁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AI 배차 시스템이 한진의 간선 운송 차량에 적용되면, 빈 차로 돌아오는 '공차 운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최적의 이동 경로를 산출할 수 있게 된다.
◈ '인프라'와 '플랫폼'의 결합... 시너지 극대화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크게 세 가지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한다. 인프라 공유 및 서비스 고도화: 한진의 유휴 물류 시설과 카카오의 공급망을 연계해 배송망을 촘촘하게 재설계한다.
AI 기반 미들마일 최적화: 카카오의 AI 기술을 활용해 한진의 물류 거점 간 이동 동선을 최적화하고, 운송 데이터를 학습시켜 예측 모델을 공동 개발한다. AX(AI Transformation) 시스템 구축: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기술을 물류 현장에 도입하여, 사람 없이도 돌아가는 자동화 물류 운영 체계를 만든다.
◈ 미래 물류 'AX'로의 전환
한진과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AX(AI 전환) 기반 공동 자동화 물류 운영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공동 협의체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단계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한진 관계자는 "단순한 운송 협력을 넘어, AI와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이 융합된 '로지스틱스 4.0' 모델을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며 "운송 비용 절감은 물론 고객 서비스 품질의 균일화까지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남을 두고 "물류의 '뼈대'를 가진 기업과 '두뇌'를 가진 기업의 결합"이라 평가하며, 향후 국내 물류 시장의 판도가 데이터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