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택배는 멈추지 않지만, 과로는 멈춰야죠." 이 말은 단지 구호가 아니다. 우리 삶의 필수 요소가 된 택배 서비스의 최전선에서, 묵묵히 땀 흘리며 고객과 약속을 지키는 택배 기사들의 진심 어린 외침이다.
한진택배대리점협회(이하 한대협)는 이들의 헌신적인 노고에 감사하고 사기를 북돋기 위해 특별한 캠페인, '칭찬하고 싶은 기사님' 추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나는 영웅들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조명하고 따뜻한 격려를 전하는 이 캠페인의 네 번째 주인공은 바로 인천지부 부평지점 신부평대리점의 김대건 기사(43)다.
이 캠페인은 급변하는 물류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기사님들의 긍정적인 모습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둔다. 또한, 동료 대리점과 기사들 간의 존중과 격려 문화를 확산시켜 더욱 건강한 택배 현장을 만들어 나가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대협 사무국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대한민국 물류의 최전선을 지키는 택배 기사님들의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기사님들의 사기를 북돋고, 그들의 값진 노고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일한 만큼 버는 정직함에 반해"…6년 택배 외길의 시작
김대건 기사는 올해로 6년 차 택배 기사다. 그는 이 일을 시작한 특별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같은 시간에 똑같이 일하는데 놀면서 같은 돈을 받아가는 분들에게 회의감을 느껴, 일한 만큼 벌 수 있는 직업을 찾다가 택배업에 종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노력에 대한 정직한 보상이 그를 택배 현장으로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그가 주로 배송하는 인천 부평 지역은 아파트, 오피스텔, 옛 가정집, 사무실, 기업체가 모두 모여 있는 복합적인 구역으로,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새벽을 열고 밤을 닫는 '프로'의 하루…일 평균 200~440건 소화
김 기사의 하루는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다. "오전에 눈을 뜨자마자 오늘 예상 물량을 체크하고 일에 필요한 물건들을 준비"한다. 이후 6살 예쁜 딸을 오전 7시에 등원시키고 곧바로 오전 7시 25분 현장으로 출근한다.
현장에 도착하면 분류된 물건 중 1차 배송(오전 8시~10시) 물건을 추려 배송을 시작한다. 1차 배송 후 다시 들어와 물건을 정리하여 2차 배송을 나가고, 오후 2시부터 2시 20분까지의 배송 시간과 동선을 정리해 배송을 완료한다.
특히, 화요일은 간선차가 늦게 오는 경우가 많아 3차 배송분을 미리 빼두고 일정을 조율하는 노련함을 보여준다. 오후에는 화주들의 픽업 물건을 집화 처리하고, 자신의 업무를 마친 뒤에도 집화 시간이 맞지 않는 동료들을 위해 백업 기사로 나서 하차까지 돕는다. 이렇게 김 기사의 하루는 대략 오후 7시 20분경 종료된다. (화요일은 3차 배송까지 마치면 오후 9시 전에 마무리된다.)
하루 평균 배송 건수는 화요일을 제외하고 200~280건 가량이며, 화요일에는 많으면 440건, 적으면 300건으로 편차가 크다고 한다.
"예의 없는 고객 응대가 가장 힘들지만…작은 감사에 큰 보람"
힘든 점을 묻자 김 기사는 "날씨 변화, 대화가 통하지 않는 고객, 그리고 간선차의 늦은 도착으로 인한 배송 시간의 촉박함"을 꼽았다. 특히 일부 고객들의 불필요한 전화 통화로 인해 배송에 차질이 생기거나 물건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가장 큰 스트레스라고 털어놨다. "밥 먹기는커녕 물 마시기도 어려운 직업"이라며 택배 기사의 고충을 짐작하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보람은 분명히 있다. 김 기사는 "단순히 배송해드리면서 감사 메시지를 보내주시거나, 전화로 택배를 잘 받았다고 감사 표현해주시는 고객님들"에게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1년에 두 번, 배송 출발 메시지가 가면 꼭 전화해서 "기사님, 집에 오시면 벨 꼭 누르고 얼굴 보고 가세요"라고 말하며 쌈짓돈과 마실 것을 챙겨주시는 할머님 고객과의 에피소드는 김 기사에게 6년간 잊지 못할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아들이랑 나이가 똑같다며 아들 생각나서 챙겨주고 싶으셨다"는 할머님의 마음에 김 기사는 늘 감사하다고 전했다.
상가 배송 구역에서도 마실 것, 식사거리, 요깃거리를 챙겨주는 가게 사장님들이 많아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준다고 덧붙였다.
"소통과 양보로 윈윈하는 환경…장정훈 소장님은 '퍼펙트'"
김대건 기사는 '좋은 택배 기사'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택배기사는 택배기사다워야 택배기사라 생각한다"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일단 주어진 일을 해낸 뒤에 자신 목소리를 내는 기사"라고 정의하며 책임감을 강조했다.
앞으로 택배 기사들을 위한 근로 환경이나 제도적인 면에서 바라는 변화로는 "기업과 영업소, 그리고 기사 간의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져 원만히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일하며 생각나는 개선점들이 많지만, 큰 틀에서는 소통과 양보로 서로 간 윈윈할 수 있는 결과물들이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를 '칭찬하고 싶은 기사님'으로 추천한 장정훈 소장님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우리 소장님은 퍼펙트하다. 제가 만난 사람 중에서는 가장 좋은 사람"이라며, "굉장히 최선을 다하고 남을 돕는 데 저보다도 더 잘한다. 배울 점이 참 많다"고 극찬했다. 김 기사는 소장님께 "지금처럼만 노멀하게 잘 이끌어달라. 자주 까먹지 마시고요"라며 유쾌한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바쁜 일과 탓에 맛집을 자주 다니지는 못하지만, 부평구 청천동의 '통돼지김치찌개집'을 추천하며 "가격도 양도 훌륭해서 자주 간다"고 귀띰했다.
김대건 기사의 진솔한 이야기는 택배 현장의 숨겨진 노력과 함께, 고객과 동료, 그리고 회사 간의 상생을 통해 더욱 건강한 택배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는 그의 깊은 마음을 엿볼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