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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품은 택배 포장 규제… "무조건 줄이기보다 실효성 택했다"

자동화 설비 특성 반영해 최소 규격 60cm로 상향
유리·도자기 등 파손 위험 제품은 규제 예외 인정
재생 원료 사용 시 기준 완화… '착한 포장' 유도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택배 상자 속 텅 빈 공간을 줄여 쓰레기를 감축하겠다는 정부의 '과대포장 규제'가 현장의 목소리를 대폭 수용하며 구체화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는 물류 자동화 시스템의 한계와 제품의 특성을 고려한 ‘제품의 포장재질 및 포장방법에 대한 간이측정방법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하며 제도 연착륙에 나섰다.

 

물류 자동화의 '사각지대' 해소… 최소 규격 상향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현실적인 물류 환경을 반영해 포장공간비율 적용 제외 대상을 조정한 데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택배 상자의 가로·세로·높이 합이 50cm 이하인 경우에만 과대포장 규제를 면제받았다. 그러나 최근 물류 현장에 도입된 자동화 제함기와 이송 장비들은 기계 구조상 너무 작은 상자를 처리하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작은 상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이거나 입구가 제대로 봉합되지 않아 터지는 사고가 빈번해지자, 정부는 자동화 장비를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 이 기준을 60cm로 10cm 가산하기로 했다. 이는 규제를 지키기 위해 기계 대신 수동 포장으로 회귀하며 발생하는 비용 상승과 효율 저하를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단, 수동 포장의 경우에는 기존처럼 50cm 기준이 엄격히 적용된다.

 

"깨지면 쓰레기 더 늘어"… 제품 특성 따른 유연성 확보

 

파손 위험이 큰 제품에 대해서는 보다 유연한 잣대를 들이댄다. 유리, 도자기, 점토류 등 충격에 취약한 제품은 안전 포장을 위해 부득이하게 포장재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해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파손된 제품을 회수하고 재배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과 쓰레기가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환경 보호를 위한 '착한 포장'에는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재생 원료(PCR PE)가 20% 이상 함유된 비닐 포장재를 사용할 경우, 포장공간비율 기준을 기존 50%에서 60%로 완화해준다. 또한 종이 완충재를 사용할 때는 플라스틱보다 부피가 커질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해 공간 비율을 70%까지 넉넉하게 인정하기로 했다.

 

현장 적용성 높인 '디테일'… 4월 중 최종안 확정

 

비닐 포장의 경우 기존의 상자 중심 측정 방식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따라, 포장재 크기별로 담을 수 있는 제품의 범위를 설정하는 새로운 산출 방식을 도입한다. 길거나 납작한 특수 형태의 제품 역시 규제에서 제외하거나 기준을 조정해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김고응 기후부 자원순환국장은 "이번 개정안은 과대포장 규제의 현장 적용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제도 시행 후에도 업계와 소통하며 현실적인 운영 방안을 찾아 폐기물 감축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오는 25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4월 중 개정안을 확정하고 시행할 예정이다. 2024년부터 시작된 2년간의 계도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이번 세부 지침이 물류 현장의 혼란을 잠재우고 실질적인 환경 개선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