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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사내 메신저 ‘슬랙’ 전격 도입… 조현민표 ‘스마트 물류’ 속도 낸다

내년 초 전사 도입 ‘유력’… 기존 업무 방식 탈피,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실현
생성형 AI ‘한지니’·카카오 협업 이어 내부 소통망 혁신으로 ‘물류 4.0’ 가속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종합물류기업 한진이 글로벌 1위 업무용 협업 툴인 ‘슬랙(Slack)’을 전사적으로 도입한다. 조현민 사장이 강조해 온 ‘디지털 전환(DX)’과 ‘물류 혁신’을 위해 업무 프로세스의 근간인 소통 채널부터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6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최근 내부 논의 끝에 미국 세일즈포스의 업무용 메신저 ‘슬랙’ 도입을 확정하고, 내년 초 정식 적용을 목표로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단순한 메신저 교체를 넘어, 인공지능(AI)이 업무 전반에 결합된 ‘AI 네이티브’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포석이다.

 

◇ “반복 업무는 AI에”…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시동

 

한진이 선택한 슬랙은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 도구로, 지난 2020년 세일즈포스에 인수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워크플레이스’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토스, 무신사 등 IT 및 혁신 기업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한진의 이번 결정은 조현민 사장의 강력한 디지털 혁신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조 사장은 최근 내년도 핵심 경영 과제로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천명하며, 특히 “사람이 하던 반복적인 업무를 AI로 대체하고, 임직원은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슬랙의 도입은 이러한 조 사장의 구상을 실현할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Agentic Enterprise)’ 전략의 일환이다. 세일즈포스가 제시한 이 개념은 AI 에이전트와 데이터, 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결해 자율적인 업무 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기업 형태를 뜻한다.

 

한진은 슬랙을 통해 사내 소통 장벽을 없애는 것은 물론, 향후 AI 에이전트를 업무 프로세스에 깊숙이 개입시켜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 ‘한지니’부터 ‘카카오’까지… 전방위 AI 드라이브

 

한진의 디지털 행보는 내부 소통망 개선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진은 최근 고객 서비스와 물류 인프라 영역에서도 공격적인 AI 도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한진은 택배업계 최초로 생성형 AI 기반 챗봇 서비스인 ‘한지니(HanJini)’를 공식 도입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생성형 AI 플랫폼인 ‘아마존 베드록’과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클로드 3 소네트’를 적용한 한지니는 고객의 자연어 질문을 이해하고 맥락에 맞는 답변을 제공하며 고객센터 운영 효율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부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다. 한진은 지난 4일 카카오모빌리티와 ‘AI 기반 물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자사의 물류 인프라와 카카오의 플랫폼 기술을 결합, ‘로지스틱스 4.0’ 시대에 걸맞은 차세대 배송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 창립 80주년 넘어 100년 기업으로… ‘비전 2045’의 핵심은 Tech

 

한진그룹은 지난 10월 창립 80주년 기념행사에서 2045년 창립 100주년을 겨냥한 ‘한진그룹 비전 2045’를 선포했다. 당시 조현민 사장은 ▲AI 기반 물류 기술 혁신 선도 ▲디지털 전환을 통한 최고 수준의 서비스 제공 등을 7대 미래 전략으로 제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물류업계에서 한진이 슬랙과 같은 최신 IT 협업 툴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조현민 사장 체제 하에서 한진이 ‘디지털 플랫폼 물류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AI 기술이 현장에 본격적으로 뿌리내리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