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배송' 퀵커머스 시장, 이마트·네이버·다이소까지 참전하며 '격전'

소비자 즉시 배송 수요 폭증…유통 공룡들, 도심 물류 거점 확보 경쟁 치열

 
2025년, 주문 후 단 1시간 내외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퀵커머스(Quick Commerce)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도심 곳곳에 소규모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주문 즉시 배송을 시작하는 퀵커머스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수요에 발맞춰, 유통 대기업들이 속속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기존 배달 앱 기반 업체들이 주도하던 퀵커머스 시장에 대형마트 1위 사업자인 이마트, 강력한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네이버, 그리고 가성비 생활용품의 대표 주자 다이소까지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1시간 배송'을 둘러싼 유통가의 경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마트, 배민 손잡고 퀵커머스 재도전…네이버·다이소도 출사표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현재 서울 왕십리점, 구로점, 동탄점 등 주요 점포를 중심으로 배달의민족 앱에 입점하여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반경 2km 이내 지역 고객에게 신선식품과 생활필수품을 1시간 안에 배송하는 전략으로,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도심형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고 외부 플랫폼과의 협력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2년 자체 물류망 기반의 '쓱고우' 서비스를 중단한 이후, 수익성과 효율성 중심으로 퀵커머스 전략을 재정비한 결과다. 이마트는 수도권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지방 점포로 서비스 확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역시 올해 자체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통해 '지금배송'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을 밝혔다. 방대한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1시간 내외의 초고속 배송을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AI 기반 상품 추천과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결합한 '개인화 배송' 서비스까지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다이소는 지난 2월부터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지역을 대상으로 '오늘배송'이라는 퀵커머스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며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다. 저렴하면서도 실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상품 라인업과 1인 가구의 즉각적인 소비 트렌드가 맞아떨어지면서 긍정적인 초기 반응을 얻고 있으며, 향후 매출 추이를 면밀히 분석한 뒤 전국적인 서비스 확대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배송 속도 넘어 효율성 경쟁 시대…기술 혁신이 '승부수'
 
이처럼 유통 대기업들이 퀵커머스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배경에는 배송 속도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아진 기대치가 자리 잡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집밥 수요가 늘고, 맞벌이 및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즉시 장보기에 대한 니즈가 급증하면서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HMR)을 중심으로 퀵배송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원하는 상품을 필요한 순간 즉시 받아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추세다.
 
하지만 퀵커머스 시장 경쟁은 단순한 배송 속도 경쟁을 넘어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커머스 및 유통 업계는 자동화된 물류 시스템 구축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자율이동로봇(AMR), 하역 로봇, 무인 분류 시스템 등 첨단 기술들이 물류 현장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 쿠팡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물류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국 단위의 탄탄한 물류망을 구축한 쿠팡은 익일 배송과 새벽 배송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고 있으며, 네이버는 방대한 플랫폼 기반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여 지역별 수요 집중 패턴을 분석하고 즉시 배송 최적화 알고리즘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퀵커머스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이 핵심적인 성공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에도 수익성은 '숙제'…장기적 관점의 투자 중요
 
퀵커머스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3500억원 수준에서 2025년에는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평균 220%에 달하는 놀라운 성장률이다. 그러나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 규모와 비교했을 때 아직은 작은 비중(약 2%)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퀵커머스 업체들이 높은 물류비와 마케팅 비용으로 인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퀵커머스 사업을 단기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접근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퀵커머스 서비스가 신규 고객 유입, 플랫폼 내 체류 시간 증대, 브랜드 이미지 제고, 그리고 valuable한 고객 데이터 확보 등 다양한 부가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는 단순한 배송 서비스를 넘어, 고객과의 중요한 접점을 형성하고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적인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며 "결국 퀵커머스 시장에서 최종적으로 살아남는 기업은 압도적인 속도는 물론,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 구축과 수익성 확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곳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누가 먼저 '1시간 배송' 시장의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