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금 없는 사회 눈앞에… ATM 5년 만에 30만 대 사라져

- 위챗페이·알리페이 주도 QR코드 결제 급증… 디지털 금융 전환 가속화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중국이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며, 불과 5년 만에 전국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4분의 1가량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위챗페이와 알리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이 대중화되면서, 중국인의 소비 방식이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다.

 

지난 26일 중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중국의 ATM 수는 80만 2,700대로, 2019년(109만 7,700대) 대비 26.87% 감소했다. 약 30만 대의 ATM이 사라진 셈이다. 이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은행 전자결제 건수는 3,016억 건으로 2019년보다 35% 증가했으며, 거래 금액 또한 3,426조 위안(약 65경 원)에 달해 5년 새 약 30% 늘었다.


중국에서는 신용카드보다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를 통한 QR코드 기반의 간편결제가 압도적인 주류 결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노점상에서부터 대형 쇼핑몰에 이르기까지, QR코드 결제는 모든 상거래의 기본이 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현금 사용의 필요성을 대폭 줄였다.

 

이러한 변화는 ATM 제조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으며, 공상은행, 건설은행 등 주요 국유은행들도 ATM 무카드 입출금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추세다. QR코드 기반의 무카드 서비스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 정부가 현금을 완전히 없애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고령층, 외딴 지역 거주자,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 등 여전히 현금 사용이 불가피한 계층을 위해 다양한 결제 수단을 병행하는 방향을 유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ATM이 단순한 현금 인출기를 넘어, 금융 서비스와 생활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다기능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디지털 전환의 빠른 속도 속에서도 소외되는 계층 없이 모든 시민이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중국 사회의 노력을 보여준다.

 

중국의 '현금 없는 사회'는 기술 발전이 사회 전반의 생활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