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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택배업계와 머리 맞댔다... "노동자 안전·건강권 확보 최우선"

오영훈 지사, 한진·롯데 등 6개사 지점장과 간담회 개최
전국 최초 '심야노동 실태조사' 예고... 이동노동자 쉼터 '혼디쉼팡' 확대 약속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가 도내 물류의 최전선에 있는 택배사들과 손을 잡고 노동자들의 안전한 근로 환경 조성에 나선다. 택배 물동량이 급증하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해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제주도는 16일 오후 도청 백록홀에서 도내 주요 택배사 지점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현장 노동 여건 개선과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진택배, 롯데글로벌로지스, CJ대한통운, 로젠택배, 쿠팡CLS, 제주우편집중국 등 6개 주요 택배사 지점장들이 참석했다. 또한 전국서비스산업노조연맹 제주본부와 전국택배노조 제주지부,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지도개선센터 관계자들도 배석해 노·사·정 협력 체계 구축에 힘을 실었다.

 

◇ "안전 없는 배송 없다"... 심야노동 문제 체계적 접근

 

오영훈 지사는 이날 자리에서 택배 노동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강조했다.

 

오 지사는 "택배업계 종사자들의 헌신 덕분에 도민들이 편리한 일상을 누리고 있지만,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들릴 때마다 도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확한 실태 파악이 선행돼야 올바른 처방이 나온다"며 "현재 조사가 미흡한 심야노동 문제에 대해 체계적인 접근과 진단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제주도는 내년에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심야노동자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새벽 배송 시장이 커지면서 불거진 과로사 등 노동 안전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혼디쉼팡' 전역 확대... 한림·함덕·외도에도 들어선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제주도만의 특화된 이동노동자 쉼터인 '혼디쉼팡'의 운영 활성화 방안도 집중 논의됐다. '같이 쉬는 곳'이라는 뜻의 제주어인 '혼디쉼팡'은 대리운전, 택배, 퀵서비스 등 이동노동자들이 대기 시간에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이다.

 

업계 측은 "혹서기와 혹한기에 이동노동자들이 잠시나마 쉴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며 쉼터 확대를 건의했다.

 

이에 대해 오 지사는 "기존 행정안전부 무더위쉼터는 경로당 등에 집중돼 있어 노동자들이 이용하기에 현실적인 제약이 컸다"고 공감하며 "제주도 전역 어디서든 쉴 수 있도록 혼디쉼팡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겠다"고 약속했다.

 

제주도는 현재 제주시청, 서귀포, 연동, 중문 등 4곳에서 운영 중인 쉼터 외에, 올해 말까지 한림읍, 조천읍 함덕리, 제주시 외도동 등 3곳에 간이쉼터를 추가로 조성해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방침이다.

 

◇ "건강검진 부담 덜어드려요"... 공공의료 협력 모델 제시

 

택배 기사들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 건강검진 버스 운영의 한계와 비용 부담을 호소하며 도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오 지사는 즉각적인 대안으로 공공의료 기관과의 협력을 제안했다. 그는 "제주의료원, 서귀포의료원과 택배회사 간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 이동노동자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내실 있는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제주도는 현재 시행 중인 산재보험료 지원 사업을 내년에도 확대 지속하고, 이동노동자 지원 과정에서 업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현장 안전관리 강화와 적정 근로 여건 조성이 택배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 조건임에 공감하며, 향후 정례적인 소통 채널을 가동하기로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