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기자 | 전국 골목 상권의 촘촘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편의점 업계가 택배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편의점들은 전국 5만 4천여 개에 달하는 점포망을 활용, 단순 상품 판매 공간을 넘어 '생활 물류 플랫폼'으로의 변신을 꾀하며 택배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기존 택배 서비스 대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최근에는 배송 속도까지 끌어올리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GS25 '반값택배' 필두로 편의점發 택배 서비스 경쟁 본격화… 자체 물류망 강점 활용
편의점 택배 시장의 선두 주자는 단연 GS25다. 지난 2019년 자체 물류망을 활용해 선보인 '반값택배'는 고객이 GS25 점포에서 택배를 접수하고, 수취인이 원하는 GS25 점포에서 찾아가는 방식으로, 일반 택배 대비 절반 수준의 저렴한 운임으로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반값택배'는 출시 이후 누적 이용 건수 43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GS25의 성공에 자극받아 CU 역시 2020년 '알뜰택배'를 론칭하며 택배 시장에 뛰어들었다. CU 알뜰택배 또한 높은 이용 건수 증가율을 보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서울 지역 한정 당일 발송-익일 배송을 보장하는 'CU내일보장택배' 서비스를 도입하며 배송 속도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는 편의점 업계 최초의 익일 배송 서비스로, 택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후발주자인 세븐일레븐도 지난 2월 '착한택배' 서비스를 출시하며 택배 시장 경쟁에 합류했다. 세븐일레븐 점포 간 택배를 주고받는 '착한택배'는 제주도를 제외한 내륙 지역에 대해 거리와 관계없이 업계 최저 수준인 1980원의 균일 운임을 적용하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 포화된 편의점 시장, 택배로 돌파구 모색… 중고 거래 활성화도 편의점 택배 성장 견인
편의점 업계가 택배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편의점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함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매출 감소를 기록하는 등 편의점 업계는 신성장 동력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택배 서비스는 고객 유입 효과는 물론, 전국 각지에 위치한 편의점의 접근성을 활용한 라스트마일 배송 거점으로서의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더불어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고 거래 및 리셀 문화 역시 편의점 택배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직접 대면 없이 택배를 통해 거래하는 중고 물품의 특성상, 저렴하고 이용이 편리한 편의점 택배가 매력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당근마켓은 CU, GS25와 손잡고 자사 앱 내에서 편의점 택배 예약 기능을 제공하며 사용자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
◇ 무게·규격 제한, 고가품 취급 불가 등 한계 극복 과제… 기성 택배업체와 협력 확대 전망
물론 편의점 택배는 무게와 규격 제한, 고가품 및 일부 품목 취급 불가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는 이러한 한계를 인지하고 기성 택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단점을 보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국적인 네트워크와 24시간 운영이라는 편의점의 강력한 장점을 바탕으로, 편의점 택배는 앞으로 더욱 다양한 서비스와 혁신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며 택배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