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대한민국이 '배송 일상화' 시대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택배 물동량이 60억 건에 육박하며, 불과 5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급증한 수치가 이를 방증한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파격적인 저가 공세와 발 빠른 배송 경쟁, 그리고 중고 거래 시장의 활성화가 맞물려 나타난 복합적인 결과로 풀이된다.
5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통합물류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연간 택배 물동량은 약 59억 6천만 건으로 잠정 집계되었다. 이는 전년도 51억 5천만 건 대비 15.6% 증가한 수치이며, 2019년 27억 8천만 건과 비교하면 5년 만에 무려 2.1배나 늘어난 규모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택배 이용량은 더욱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 1인당 연간 택배 이용 건수는 115건을 넘어섰다.
C커머스의 거센 공습과 불붙은 배송 경쟁, 택배 시장의 판도 변화 주도
업계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택배 물동량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시장 확대를 지목한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이들의 전략이 상당한 물동량 증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당일 배송', '새벽 배송' 등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치열한 배송 경쟁 또한 소비자의 주문 빈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료 회원제 확산을 통해 무료 배송 및 반품 혜택을 강화하는 업체들의 전략 역시 택배 이용량 증가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중고 거래 활성화, 개인 간 택배 이용 증가에 한몫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한 중고 거래 시장 또한 택배 물동량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편의점 택배를 중심으로 한 개인 간 택배 이용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편의점 CU의 '알뜰택배' 이용 건수 성장률 추이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2022년 89.7%, 2023년 90.3%에 이어 2024년에도 30.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개인 간 택배 시장의 확대를 실감케 한다.
정부, 급증하는 택배 물량 대응 위해 TF 구성… 효율성 제고 및 사회적 문제 해결 모색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택배 물량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민관 합동 전담 조직(TF)을 구성하고, 도시 생활 물류 인프라 확충을 통해 택배 배송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더불어, 택배 종사자들의 근무 환경 개선은 물론, 교통 체증과 대기 오염 등 택배 물류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한민국의 택배 시장은 C커머스의 성장과 배송 경쟁 심화, 중고 거래 활성화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unprecedented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곧 '배송'이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자리 잡았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급증하는 물류량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와 사회적 비용 절감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