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미국이 중국발 소액 수입품에 대해 기존 120%에 달했던 고율 관세를 대폭 인하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조치로 초저가 전략을 앞세워 미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테무와 쉬인이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악관, 중국발 소액 소포 관세 54%로 '급감'… 최소 수수료도 절반으로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는 14일부터 중국에서 발송되는 800달러 이하 소액 소포에 대한 관세를 제품 가격의 54%로 인하하고, 소포당 최소 수수료 역시 기존 200달러(6월 1일 예정)에서 100달러로 낮추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번 관세 인하 조치는 미국과 중국이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갖고 상당 부분의 관세를 일시적으로 철회하기로 합의한 직후 발표돼 더욱 눈길을 끈다. 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소 완화되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發 '고율 관세' 철회… '초저가' 앞세운 中 플랫폼 공세 누그러질까
그동안 중국발 소액 소포는 소액 면제 제도(de minimis) 대상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폐지하고 지난 2일부터 무려 120%의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최소 수수료 역시 6월 1일부터 200달러까지 인상할 예정이었다.
이는 당초 제품 가격의 30% 또는 최소 소포당 25달러(6월 1일부터 5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려던 계획에서 중국의 보복 관세에 맞서 수차례 상향된 결과였다.
이번 미국의 전격적인 관세 인하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테무와 쉬인 등 중국 유통 업체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소액 소포를 통해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이들 플랫폼은 고율 관세로 인해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으로 수입되는 소액 소포의 약 60%가 테무나 쉬인 등 중국 업체를 통해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무역 관계 '해빙' 신호탄?… 향후 추이에 '주목'
이번 미국의 소액 소포 관세 인하 조치가 미-중 무역 관계의 전반적인 해빙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양국이 고위급 회담을 통해 일부 관세 철회에 합의한 데 이어 소액 소포에 대한 관세까지 낮춘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이번 조치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번 조치가 자국 내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봉합하려는 '정치적 셈법'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향후 미국의 추가적인 대중국 무역 정책 변화와 중국의 대응 방식에 따라 글로벌 무역 질서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소액 소포 관세 인하가 양국 간의 더 큰 무역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