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계열사 G마켓이 중국 알리바바와 글로벌 및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전격 협력하며 국내 이커머스 1위 탈환에 나선다. 향후 5년간 연 7000억 원을 투자해 거래액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G마켓은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이 같은 중장기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과 네이버로 사실상 양분된 상황에서, G마켓은 대규모 투자와 알리바바와의 협력을 통해 '오픈마켓 선도 혁신 기업으로의 부활'을 선언했다.
5년 내 200개국 진출… 알리바바 유통망 발판 삼는다
G마켓의 핵심 전략은 '글로벌-로컬 마켓'으로의 도약이다. 장승환(제임스 장) G마켓 대표는 "국내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확장이라는 두 축의 중장기 전략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확장의 파트너는 알리바바다. 작년 말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가 조인트벤처 설립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공개됐다.
G마켓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유통망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한다. 현재는 알리바바 계열 동남아시아 플랫폼 라자다를 통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5개국에 상품 2000만 개를 판매 중이다.
G마켓은 이를 시작으로 향후 남아시아, 남유럽(스페인, 포르투갈)으로 진출하고, 2027년까지 북미, 중남미, 중동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 5년 내 200여 국가에서 소비자들을 만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연간 거래액 1조 원 이상, 신규 고객 수억 명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에 공급할 주요 상품은 K뷰티, K패션, K푸드 등 'K브랜드'다. G마켓은 물류, 관세, 고객 응대 등 해외 진출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대행해 국내 셀러들이 글로벌 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도 도모할 방침이다.
동시에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해외 상품도 강화한다. 알리바바의 글로벌 조달 시스템을 활용해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유럽 등 글로벌 브랜드 상품 약 100만 개(SKU)를 확보할 계획이다.
AI 기반 '초개인화 플랫폼' 구축… 연 1000억 원 투자
G마켓은 알리바바가 축적한 AI 기술 노하우를 활용하는 데 연 1000억 원을 투입한다. 최종 목표는 AI 기술 기반의 초개인화 플랫폼 구축이다.
고객의 행동 패턴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개인별 맞춤도가 높은 상품 추천과 광고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그 출발점으로 내년부터 단순 텍스트 외에 느낌, 감각 등 비정형 데이터를 포함한 '멀티모달 검색'을 강화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부드러운 소재의 러닝화'로 검색해도 적합한 상품을 보여주는 기능이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된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 G마켓 측은 "합작법인 설립 이후에도 G마켓의 고객 정보는 단독 관리하며, AI 학습용 빅데이터도 독립적인 클라우드에서 관리돼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전송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장 대표는 "알리익스프레스와 G마켓을 함께 운영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플랫폼 통합 운영 가능성을 일축했다.
셀러 상생에 5000억 투입… '제로 수수료' 도입
G마켓이 투입하는 7000억 원 중 5000억 원은 셀러 지원과 신규 셀러 유치에 집중된다.
할인 행사 비용 전액 부담: G마켓의 대형 할인 행사 '빅스마일데이' 등 프로모션 시 발생하는 고객 할인 비용 3500억 원을 G마켓이 전액 부담한다. 또한, 할인 쿠폰에 붙던 별도 수수료를 폐지해 연간 500억 원 규모의 셀러 부담을 덜어준다.
신규 셀러 지원 확대: 신규 및 중소 영세 셀러 육성에는 기존보다 50% 늘어난 연 200억 원 이상을 투입하며, 입점 지원 및 맞춤형 조언을 할 전문 인력 100여 명을 채용한다. 신규 셀러를 대상으로는 일정 기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제로(0) 수수료'도 도입한다.
고객 지원 규모도 작년보다 50% 이상 늘어 연간 1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빅스마일데이'를 국내 최대 온라인 할인 행사로 자리매김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마트와 협력해 새벽 배송을 확대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퀵 배송 서비스도 도입하며 마트 장보기 서비스도 강화한다.
장 대표는 "올해 말까지 플랫폼 체력 회복과 기본적인 체질 개선을 완료할 것"이라며 "세계 시장을 무대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셀러와의 상생을 강화해 최고의 고객 만족을 주는 혁신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